옛날글/Issue

편의점 주인의 고충을 엿듣다.

돈태풍 2008. 4. 30.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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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http://www.nickstarr.com)
슈퍼마켓을 운영하기전 H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H편의점 점주와 친하게 되었는데 그는 내게 편의점의 안좋은점에 대해 자세히 말해 주었다. 그리고 마트를 운영하고 있는 지금은 마트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는 M편의점 점주와 친해져 해당 M편의점 점주로부터 또 다시 편의점의 안좋은점을 엿듣게 되었다. 이들은 모두 한결 같이 편의점의 안 좋은 점을 설명하였다.

아르바이트를 하던 시절 H편의점 점주는 자신이 편의점을 차리게 된 과정을 말해주었다. 직장을 다니던 그가 직장을 그만두고 사업을 하기로 결정하였다. 사업을 물색하던 중 한창 점포 수를 늘리던 편의점이 눈에 들어왔고 신문에서도 편의점의 좋은 점들을 보도하고 있었다. 깔끔하고 과학적인 편의점의 판매 방식이 그는 맘에 들었다. 그래도 조심하고자 도시 곳곳에 있는 편의점들을 돌아다니며 편의점이 과연 할만한 사업인지 물어봤다. 그런데 물어보는 곳곳마다 편의점은 할만한 사업이고 좋은 사업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편의점을 결심하게 되었는데 지금은 많은 후회를 하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편의점이 좋다고 말한 그들이 원망스럽다고 했다.

왜 편의점이 그렇게 안좋은지 점주에게 물어봤다. 내가 아르바이트 하던 편의점의 물품들의 가격은 정말 이렇게 팔아도 되나 싶을 정도로 비싸게 팔고 있었다. 일반 작은 슈퍼에서 4300원하는 맥주 피쳐가 5500원하고 있었고 500원 하는 콜라는 850원에 팔았다. 가격차이는 정말 컸다. 대형마트와 비교하면 두배정도는 아니어도 그 정도 수준은 아닐까? 이렇게 많이 이윤을 남기는 편의점이 왜 안좋다는 것인지 점주는 내게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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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가장 큰 것은 로열티다. 적게는 30%~70%까지 로열티로 받아간다. 즉 500만원을 벌면 150만원~350만원까지 로열티로 받아간다는 것이다. H편의점 점주의 로열티는 60%였다. 그리고 M편의점 점주는 내게 자신의 로열티가 무려 70%라고 말해주었다. 전기세, 아르바이트 비용 등 모두 편의점 점주 부담이므로 결국 남는 것이 없거나 적자경영이 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거기에 본사에서 밀어주는 제품이 재고로 많이 남아 손해는 더더욱 가중된다고 한다.

H편의점 점주는 내가 곧 마트를 운영할 것이라고 하자 절대로 편의점은 하지 말라고 말해주었다. 자신도 계약기간이 지나면 개인편의점이나 마트로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편의점 점주들의 또 다른 고충이 있었는데 그건 바로 아르바이트들의 도둑질이다. M편의점 점주는 아르바이트를 주중과 주말로 나눠 6명을 두고 있는데 매월 적게는 30만원에서 많게는 100만원까지 물품과 돈이 사라진다고 한다. H점주는 자신이 처음 편의점을 차리고 아르바이트를 둔 후 2달이 지났을 때 약 200만원 가량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했다. 그건 모두 가게 경영상 손실이 아니라 아르바이트에 의해서 몰래 빼돌려 진것이라고 말했다. 하루는 아르바이트가 멀쩡한 제품을 함부로 먹고 있길래 경찰서로 데려 갔더니 아르바이트가 배가 고파서 먹었다고 말했고 점주는 오히려 아르바이트를 굶긴 사람이 되어 버렸다. 아무리 아르바이트를 감시하고 관리하는 시스템을 만들어도 아르바이트의 비상한 머리는 감당할 수 없다고 점주는 하소연 했다. 사람관리의 어려움이 많은 것이다.

하루 24시간 365일 쉬지 않고 편의점에 매여 있을 수 밖에 없는 이들은 그야말로 자유가 없는 노예나 다름 없었다. 그들의 편의점 운영은 그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 본사를 위한 것 밖에 되지 않는다. 편의점이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점주들은 매출이 떨어지는 또 하나의 고충을 말하고 있다. 한때 편의점 점주들의 문제를 방송에서 고발하고 정부도 대책을 세운다며 요란을 떨었던 적이 있는데 지금은 조용해졌다. 다시 한번 편의점 점주들의 목소리를 새 정부가 관심을 가져줬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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