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글

독감을 달리기로 치료한 이야기

돈태풍 2008. 9. 20.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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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발함 그것은 나의 나약함의 치료제

활발함 그것은 나의 나약함의 치료제



군대에 있을 때의 이야기다. 이등병이었을 때 심한 감기에 걸렸다. 열도 나고 기침도 심했다. 감기에 걸린 이등병을 선임병들이 곱게 볼 리 없었다. 이등병이 빠져서 감기에 걸렸다고 말하는 선임병도 있었다. 왜 하필 이등병일 때 감기에 걸렸는지 자신이 원망스럽기도 했다. 그렇게 감기로 며칠 고생하고 있는데 부대 내 체육활동이 있었다. 분대장이 감기로 힘이 빠진 나에게 경기에 나가 열심히 뛰라고 했다.

몸에 힘도 없고 기침도 심한데 어떻게 축구를 하냐고 안될 것 같다고 말했다. 도저히 불가능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분대장은 괜찮다며 나가서 열심히 뛰기만 하란다. 답답했지만 이등병이라 어쩔 수 없이 나갔다. 좋은 분대장이었는데 갑자기 왜 저러나 싶은 마음도 있었다.

아픈 몸을 이끌고 힘들게나마 뛰었다. 처음에는 왜 나왔냐며 묻는 선임병도 있었다. 그런데 이상했다.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뛰다보니 왠지 몸에 힘이 났다. 군대의 축구는 길게 뛰면 3~4시간도 한다. 그때가 그랬다. 무려 3시간 동안 축구를 하느라 뛰어다녔다. 처음에는 기침도 하고 몸도 힘들었지만 뛰어다니다 보니 어느새 감기를 잊어버렸다. 도대체 무엇이 나를 뛰게 만들었는지 모르겠다.

경기가 끝나고 감기가 나았다. 거짓말 같지만 정말이다. 열심히 뛰고 나서 시원하게 샤워를 하였고 그 후로 감기는 완전히 사라졌다. 감기가 걸린 나를 분대장이 일부러 뛰게 한것일까? 분대장에게 그것을 묻지는 않았다. 감기가 걸리고 몸이 아프더라도 그것에 눌리지 않고 오히려 활발하게 활동을 할 때 이겨낼 수 있었던게 아닌가 싶다. 분대장 역시 그것을 알기에 아픈 사람을 내보냈을 것 같다.

지금도 아프면 오히려 더 활동적으로 임한다. 그것이 어떤 약보다도 더 큰 효과를 주는 것을 본다. 위험이 있을 때나 위기가 있을 때 더욱 활동적으로 임하면 아마 같은 효과를 나타내지 않을까? 이등병이었을 때의 경험이 정말 큰 도움이 되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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