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글/etc

바다이야기와 비슷한 유혹 사탕뽑기 기계

돈태풍 2008. 5. 11.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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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마트 앞에는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사탕뽑기 기계가 있다. 동전을 넣으면 신나는 소리와 함께 사탕, 젤리, 땅콩 등을 집어 올릴 수 있다. 그럭저럭 집어 올리는 건 쉬운데 바로 입구로 나오지 않고 옆쪽 대기실(?)로 옮겨진다. 그리고 대기실에는 집어 올려서 쌓여진 사탕과 젤리 등을 입구로 밀어내는 판이 있다. 그것이 집어 올려진 사탕들을 입구 쪽으로 밀어내야만 사탕을 얻을 수 있다. 때로는 몇 개의 사탕이 한꺼번에 나오는 대박이 터지기도 하지만 집어 올린 사탕이 허무하게 쌓여만 가는 경우도 있다. 그야말로 사람들의 심리가 자신에게 더욱 빠지도록 하는 기계다.

인형뽑기 기계보다도 더욱 치밀하게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것이 바로 사탕뽑기 기계다. 필자가 대기실이라고 명명한 그곳에는 항상 사탕이 쌓여 있어서 지나가는 사람들이 조금만 해도 그 사탕들이 와르르 떨어질 것이라는 환상을 심어준다. 하지만 막상  하고나면 모두들 "이건 사기야"라고 소리친다. 하지만 그 다음날 보면 또 다시 사탕을 뽑기 위해 돈을 넣고 있는 것을 본다. 사탕뽑기 기계는 상당한 마의 힘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사탕을 뽑기 위해 적게는 5백원에서 많게는 3만원까지 쓰는 사람들, 많은 사람들이 모여 뽑을 때는 서로 소리를 치며 훈수를 둔다. 덕분에 가게 앞은 항상 시끄럽다. 돈이 떨어지면 몇 번이고 가게로 들어와 동전과 지폐를 바꿔간다. 가게에서 물건을 사가는 것보다 사탕 뽑기에 쓰는 돈이 더 많은 사람들도 있다.

한번은 필자가 광적으로 사탕뽑기 기계를 하는 손님에게 왜 그렇게 사탕을 뽑는데 열을 올리냐고 물어봤다. 그의 말은 이랬다. "사탕이 쌓여 있어서 조금만 해도 대박이 터질 것 같아. 이것이 미끼라는 건 알아도 자꾸 하게 돼"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소리인 것도 같다. 혹시 바다이야기? 왠지 맞아 떨어지는 것 같다. 사탕이 쌓여있어서 조금만 해도 대박이 터질 것 같은 느낌은 바로 바다이야기의 상어신호와 비슷한 거 같다.

어느 정도는 사람들을 빨아들이는 힘이 바다이야기와 비슷하게 느껴지는 사탕뽑기 기계. 일반 인형뽑기 기계는 잡는데 성공하면 얻을 수 있고 못 잡으면 못 얻는다. 얻는 것이 해당 상품 하나에 한정되어 있다. 하지만 사탕뽑기 기계는 사탕이 쌓여 있어서 제대로 밀리면 한번에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이것이 상어신호로 대박을 터뜨릴 수 있다는 환상을 주는 바다이야기와 무엇이 다를까?

하루에 수천원에서 수만 원까지 사탕뽑기를 하는 사람들은 의외로 많다. 그들이 자신들이 뽑은 사탕을 다 먹는지 의문이다. 대부분 집에 쌓아놓거나 주변 사람들에게 나눠주지 않을까 싶다. 조금 떨어져 있는 부동산에는 인형기계가 있는데 부동산 아저씨가 필자에게 장난 비슷하게 시비를 건다. 사탕뽑기 기계 때문에 인형뽑기 기계 앞이 썰렁해졌다고.

사람들은 왜 그렇게 대박을 좋아하고 쓸데없는 욕심에 많은 돈을 잃는 것일까? 조금은 자제가 필요하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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